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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09

제 9화 떠나는 계절

On Welcoming and Letting Go with Love

제 9화 떠나는 계절

소중한 이와의 변화와 이별이 두려워 마음을 걸어 잠그려는 이에게. 함께 나눈 시간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우리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아름다운 무늬로 남습니다.

퍼시아 숲에도 알록달록한 낙엽이 지는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숲의 오랜 친구이자 철새가 추운 겨울을 피해 남쪽 나라로 떠나야 할 때가 다가왔지요. 숲에 찾아온 첫 이별의 소식에 동물들은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특히 이별이 너무나 무섭고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그루뿌는 엉뚱한 이별 막기 작전을 개시했어요. 친구의 여행 가방을 몰래 숨기거나, 남쪽 나라로 가는 이정표를 엉뚱한 방향으로 돌려놓으며 떠나는 것을 막으려 애썼지요. 하지만 계절의 변화와 흘러가는 시간을 곰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속상해 울고 있는 그루뿌에게 회색 당나귀 슬로르가 다가와 예상외의 다정한 위로를 건넸습니다. "그루뿌, 멀리 떠난다고 해서 그 친구와 나눈 기억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야. 우린 눈을 감고 마음의 방을 열어 언제든 만날 수 있어. 이별은 끝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에 예쁜 그림자를 남겨두는 일이야."

슬로르의 말을 듣고 그루뿌는 짐을 감추는 대신, 친구들이 힘을 모아 숲에서 가장 따뜻하고 향기로운 배웅 축제를 준비했습니다. 먼 길을 떠나는 친구는 "퍼시아 숲과 너희들의 따뜻한 목소리는 내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서 힘이 되어줄 거야"라며 감사의 인사를 남겼고, 모두는 계절이 바뀌면 다시 만날 것을 눈물 서린 웃음으로 약속했습니다.

보내주어야 하는 순간에 온 마음으로 안아주세요. 우리가 함께한 눈부신 시간들은 이별 너머에서도 우리를 영원히 지켜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