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이 없어서 건너는 게 아닙니다. 두려워도 한 걸음을 내딛는 것, 그것이 진짜 용기입니다.
퍼시아 숲 한가운데에는 깊은 골짜기를 가로지르는 '안개 다리'가 있었습니다. 건너편이 짙은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았기에, 숲의 동물들 중 누구도 끝까지 건너본 적이 없었지요. 소심한 아기 돼지 피코렛은 그 다리 너머에 할아버지가 남겨둔 소중한 흔적이 있다고 굳게 믿었지만, 두려움에 발을 떼지 못하고 서성이고만 있었어요.
이를 본 그루뿌가 "내가 먼저 갈게!" 하며 호기롭게 안개 속으로 뛰어들었어요. 하지만 안개가 너무 짙어 이내 길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그루뿌가 곤경에 처하자, 다리 앞에서 벌벌 떨던 피코렛이 결심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루뿌, 내 목소리를 따라와! 내가 아래쪽을 보며 길을 알려줄게!"
몸집이 작아 안개 아래 깔린 좁고 선명한 다리 길을 볼 수 있었던 피코렛은 용기를 내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겁 많던 피코렛이 앞장선 덕분에 두 친구는 마침내 다리를 건너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리 너머에 기다리고 있던 것은 거창한 보물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남긴 작은 구리종이었습니다. 그 종에는 "두려워도 용기를 내어 건너온 자에게만 울리는 맑은 울림"이 깃들어 있었답니다.
가장 연약해 보이는 순간에도, 우리는 누군가를 위해 길을 밝히는 가장 용감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